주요뉴스
최종편집2024-04-26 15:24 (금) 기사제보 광고문의
다문화 어린이 바이올리니스트 키운다
상태바
다문화 어린이 바이올리니스트 키운다
  • 최현자 기자
  • 승인 2010.03.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혜숙 송파구다문화센터 팀장, 바이올린교실 운영

 

송파구에 사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바이올린에 푹 빠졌다. 아직은 낯설고 서툴지만 이들은 국내 최고의 다문화 오케스트라로 우뚝 설 날을 꿈꾸며 다문화센터에서 바이올린을 켜고 있다.

다문화 아동을 위한 바이올린교실은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12명의 다문화 키즈가 참여한다. 원래 초등학교 1~6학년이 대상이나 혜림 양(오금중 1)이 졸라서  이례적으로 끼워줬다.

초등학생이 된 철우(토성초 1)처럼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온 경우도 있다. 8년 전 중국 상해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철우 엄마 왕홍 씨(32·풍납동)는 “바이올린을 너무 가르치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 너무 좋다”고 말했다. 왕씨는 7㎞나 떨어진 풍납동에서 세살바기 철우 동생까지 이끌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바이올린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12명의 다문화 키즈들의 바이올린 수업은 지난해 10월부터 송파구다문화센터 다문화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나혜숙 팀장(43)과 딸 김누리 양(서울예고 1)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 오스트리아 비인국립음악대학에 진학한 누리양의 오빠와 누리 양 등 두 자녀를 음악 영재로 훌륭하게 키워낸 나 팀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5살부터 바이올린을 잡아왔지만 올해 예고에 입학한 누리 양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다문화 아이들에게 예술교실을 시키고 싶다”는 엄마의 고민을 듣고 자원했다. 송파구다문화센터가 아직은 제대로 된 레슨비를 지불하며 바이올린 강사를 모셔올 정도로 넉넉지 않기 때문. 그나마 12대의 바이올린은 나 팀장 모녀의 얘기를 전해들은 송파구청이 예산을 전격적으로 지워해 줘 구입할 수 있었다.

바이올린 강사가 된 누리 양은 성북구 정릉동 집에서 1시간이나 걸리는 송파구다문화센터까지의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다. 학원 수업 때문에 자원봉사도 쉽지 않은 여느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처음이라 결코 쉽지 않지만 너무 재미있다”는 누리 양은 10살 때 스포츠투데이 베데스타콩쿨 은상 수상 이후 한음콩쿨 2등, 계원예고콩쿨 2등,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콩쿨 장려상 등 국내 각종 콩쿨을 휩쓸고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 영재콘서트와 서울바로크합주단아카데미 실기우수자콘서트 연주회 등을 가진 재원.

“바이올린을 직접 연주할 수는 없지만, 연습만큼은 잘 시킬 자신이 있다”는 나 팀장은 “바이올린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아직은 꿈같은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바이올린 교실이 웬만큼 자리가 잡히면 첼로, 클라리넷, 플룻 등을 합류해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를 키우고 싶다”는 것이 그의 희망사항이다.

음악영재를 2명이나 길러낸 나 팀장은 어떻게 다문화 키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을까? “아이들 뒷바라지에 바빴던 시기를 어느 정도 끝내고나니 이제는 제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나 팀장은 3년 전 뒤늦게 사회복지 공부를 마치고, 송파로 오기 직전까지 북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다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녹여낼 프로그램으로 망설임 없이 다문화아동 예술교실을 선택했다. 이밖에 그는 이중 언어교실과 언어발달 지원사업을 비롯 다문화아동 작가교실, 놀토교실, 정서교실 등 2% 부족한 다문화 키즈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