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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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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로 세우자
  • 김병연 / 시인·수필가
  • 승인 2009.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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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연  시인/수필가
교육은 백년대계다. 왜냐하면 교육이 바로 서지 않고는 나라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의 교육현실을 보면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세속적인 인간관계와 다를 바 없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우리의 교육이 위기를 맞았다. 교육은 인성과 지식의 가르침을 주고받는 고귀한 행위이며, 이 고귀한 행위의 중심에 교사가 있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는 신뢰라는 전제조건이 없이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오늘날의 교육위기는 신뢰의 상실에서 비롯되었다.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하지 않는데 학생이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할 수 없으며, 신뢰하고 존경하지 않는 교사 아래서 교육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이제 우리는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하여 오늘의 교육위기를 극복해야 된다. 신뢰하고 존경할 수 없는 교사도 극히 일부 있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계속 교사를 불신하고 존경하지 않는다면 교육위기는 영원히 극복 될 수 없으며 대다수 존경받아야 될 교사들까지 불신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교육은 더욱 위기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예로부터 남을 가르치는 직업을 높이 평가하여 왔다. 나를 가르쳐준 분을 ‘스승’으로 불러 존경했을 뿐 아니라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부모나 임금과 같은 반열에서 대우하기도 했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을 정도로 존경과 권위의 상징이었으며, 스승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삶의 지침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의 보편화와 함께 남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졌고 가르치는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뛰어나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 남을 가르치는 일은 보편화된 직업으로서의 교직이 된 것이다. 교직을 하늘이 내려준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많지 않다.

이렇게 되다보니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권위가 많이 약화돼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하지 않는다. 사랑의 매로 불리던 회초리의 힘으로 유지되던 권위마저도 제도적으로 봉쇄되고 보니, 교사를 스승으로 존경하기는커녕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아이들이 보는 교실에서 교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학부모가 있다는 언론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해야 하는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렀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교육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은 권위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교사는 권위를 먹고 사는 직업이다. 교사는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한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때 학생이 교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교육의 결과는 뻔하다.

교사에게 권위가 없는 것은 전쟁에 나간 군인이 총이 없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교사의 권위는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할 때 되찾을 수 있다.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자식들이 학교에서 좋은 교육 받기를 원한다면 교사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그리고 교사가 진정한 권위를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맹신이란 비판을 받을 정도로 교사를 신뢰해야 한다. 소수의 교사가 잘못한다고 해서 교사집단 모두를 매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교육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교사의 권위는 법이나 제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존경 속에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가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하여 교육을 바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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