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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회 먹어 생기는 간흡충, 담도암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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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회 먹어 생기는 간흡충, 담도암 유발한다
  • 송파타임즈
  • 승인 2020.02.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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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 ‘간 디스토마’로 더 잘 알려진 ‘간흡충’은 길이 1㎝를 조금 넘는 아담한 크기의 기생충으로, 중국과 한국·베트남 등에서 유행한다. 

민물 회를 먹으면 모두 간흡충에 감염될까

우리나라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생충 조사는 2012년이 마지막이다. 조사 결과 전체 양성률 2.6% 중 간흡충은 1.8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대략 100만 명 가까운 감염자가 있다는 얘기니, 생각보다 많다며 놀랄지도 모르겠다.

“나도 민물 회 좋아하는데, 그럼 간흡충 감염자인 건가?” 하지만 감염자의 대부분은 낙동강을 비롯 한강 유역 주민들이며,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은 간흡충으로부터 자유롭다. 간흡충은 생선회, 그중에서도 자연산 민물 회를 먹고 걸린다. 민물 회에 간흡충의 유충이 생기려면 물고기 주변에 쇠우렁이라는 중간숙주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쇠우렁이는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지라, 양식장에서는 살기 어렵다.

식당에서는 대부분 양식 물고기를 팔며, 자연산을 주문한다 해도 양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물고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강 유역에 살면서 물고기를 직접 잡아 회로 먹는 사람들만 간흡충에 감염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간흡충에 대한 3가지 의문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 간흡충에 감염되면 도대체 어떤 증상이 있는가? 둘째, 증상이 있다면 유행지역 주민들이 계속 민물 회를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질문에 먼저 답을 해보자. 간흡충은 간담도에 산다. 담도는 담즙의 통로인데, 간흡충은 희한하게도 담즙을 좋아한다. 한 연구에서 간흡충을 접시에 놓고 아무 곳이나 담즙을 떨어뜨리니, 간흡충이 그쪽으로 이동했단다.

담즙이나 먹고 살고자 하는 간흡충, 이게 있다고 해서 무슨 대단한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숫자가 아주 많다면 얘기가 좀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걸렸는지도 모른다. 환경이 깨끗한 과거에는 물고기 한 마리당 감염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아니다. 유행지역 주민들이 계속 민물 회를 먹는 것도 여기서 연유된다. 오히려 그분들은 간흡충을 경고하면서 삶의 낙 중 하나인 민물 회를 못 먹게 하는 보건당국을 귀찮아할 수도 있다.

이쯤 해서 세 번째 의문을 제기해 보자. 별다른 증상이 없음에도 지역 보건소가 간흡충 관리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흡충은 기생충으로는 이례적으로 수명이 길다. 한 중국인이 호주로 이민을 간 뒤 26년을 살다가 죽었는데, 부검 도중 그의 담도에서 살아 움직이는 간흡충이 나왔다. 간흡충은 동아시아 쪽에만 유행하는지라 호주에서 걸렸을 리는 없다. 게다가 그는 호주로 온 뒤 한 번도 중국에 간 적이 없다. 간흡충의 문제는 이 길고 긴 수명이다.

담도암을 유발하는 간흡충

다행스럽게도 간흡충에는 특효약이 있다. 흡충류 전반에 걸쳐 위력을 발휘하는 프라지콴텔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생선회를 아무리 먹더라도 1년에 한 번 정도 프라지콴텔을 먹는다면 안전한 것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간흡충은 담도암을 유발한다. 담도에서 오래 머물다 보니 담도 점막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그게 지속되면 담도 점막의 증식과 변성이 일어나, 결국 담도암까지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수많은 논문이 나와 있고, 국제암연구소라는 곳에서는 간흡충을 1급 발암물질로 이미 분류하고 있다. 프라지콴텔을 먹으면 되지 않냐고 생각하겠지만, 간흡충으로 인해 담도가 변성을 일으키면 간흡충을 치료한다고 하더라도 담도암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다. 그러니 “회 먹고 약 먹으면 되는 것 아니냐?”란 말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이것이 국가적으로 간흡충 관리사업을 시행하는 이유다.

가장 좋은 예방법, 사전 검진

덜컥 겁이 날 수도 있겠다. ‘나도 민물 회를 몇 번 먹은 적이 있는데, 간흡충에 감염된 것 아닐까?’ 간흡충의 진단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대변 검사다. 하지만 마릿수가 적을 때는 알이 있어도 놓칠 수 있고, 간흡충의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알을 잘 낳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수세식 변소로 다 바뀐 터라 대변을 받아서 내는 게 번거롭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에는 혈액에서 간흡충의 항원이 있는지 검출하는 효소면역측정법(ELISA)이라는 방법이 더 선호된다. 초음파를 통해 간담도가 두꺼워졌는지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변검사, ELISA, 그리고 간초음파 모두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 확인 가능하니, 간흡충에 감염됐을까 걱정만 하지 말고 가까운 지부 건강증진의원을 찾으시라.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첫째니까 말이다.
자료: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0년 2월호 발췌 <서 민 단국대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 >

한편 메디체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는 건강검진과 건강증진에 특화된 의료기관으로, 연령별·질환별 특화검진 및 맞춤형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또한 예방접종과 올바른 건강 정보 제공으로 질병예방과 건강생활 실천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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