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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 마을공동체 만들기… 자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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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 마을공동체 만들기… 자치의 시작”
  • 윤세권 기자
  • 승인 2012.09.03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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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주민참여 예산 계속 늘려 나갈 것”

 

▲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9개월을 맞아 서울 소재 지역신문들과 공동으로 인터뷰를 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은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편성했으나 이제는 주민들이 의논해 사업과 예산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주민공동체 만들기의 요체”라며 “내년도 500억원 규모인 주민참여 예산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시장께선 취임 이후 마을기업이나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은 어떤 것인가.

△ 마을공동체의 많은 일들이 하루아침에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관이 지원은 하되 앞장서면 이 사업은 망한다. “절대로 앞에서 이끌지 말라”고 공무원들에게 특명을 내렸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를 만들고 ‘사단법인 마을’을 설립, 각 지역현장에서 마을만들기에 참여해온 사람들이 사업을 심의하도록 위탁했다. 그동안 계속 세미나를 열었고 서울연구소에서 용역도 마쳤다. 가을부터 여러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 마을공동체 만들기는 서울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공약사업인 만큼 어떤 마을을 희망하고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 결국 지역주민이 결정하고 원하는 사업이 마을만들기 사업이다. 마을공동체 만들기는 주민자치의 시작이자 지역공동체 중심의 큰 발전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제부터는 주민들이 의논해 결정하라는 얘기다.

서울시가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한 것은 전국 최초이고, 500억원 규모다. 서울시장이 사업에 쓸 수 있는 예산은 다해야 4000억원에 불과하지만 가용예산이 늘어나면 주민참여예산을 더 늘릴 생각이다. 주민의 참여율이 높아 2000억원 규모의 예산 요청이 있었으나 다 지원할 수 없어 주민들이 모여서 투표해 5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선정하도록 했다. 이런 주민자치, 시민의식이 서울의 미래와 경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스스로 글로벌하게 성장하는 것은 그다지 지원을 하지 않아도 자체적로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 이제 기업중심·중앙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동네의 주민이 자생할 기반을 조성하는 마을단위의 지역공동체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골목상권을 살린다고 전통재래시장에 대형 간판하나 단다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는 없다. 그 마을만의 특화된 사업을 해야 한다.

― 마을공동체와 관련된 교육과 공모사업이 각 자치구에서 경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런 교육과 사업들이 인센티브를 얻기 위한 일환으로 생각하는 시각도 있는데.

△ 인센티브는 없앨 것이다. 공모를 하되 색다르고 성공 가능성이 큰 곳에 먼저 지원을 할 계획이다. 마을사업 참여 여부는 각 자치구의 재량이지만 타 구의 성공사례를 보고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다. 새 프로젝트란 이를테면 차 없는 거리를 어느 지역에서 먼저 하겠다고 신청하는 것이다. 그 계획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면 그 구를 집중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브라질 꾸리치바시를 가보니 차 없는 거리를 처음 시작할 때는 모두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여기저기서 자기 동네도 해달라고 아우성이라고 들었다. 차 없는 거리가 되면 상인과 상가는 크게 발전한다. 서울시가 아이템과 재정과 주차문제를 지원할 생각이다. 버스를 타고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거리 조성비를 지원하고, 공공 자전거보관대 등도 무료로 제공하겠다. 지역이 주체가 돼서 열심히 잘하겠다는 곳은 확실하게 지원하고 시큰둥한 구는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 선거 때 서민임대주택 8만호 건설공약을 했는데,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 서민임대주택 8만호를 건설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어렵다. 채무가 취임 당시 20조였는데 현재 1조2000억원 정도 줄어 19조다. 채무를 10조대로 줄여야 건전재정에 들어선다. 고건 시장 시절 6조대에 머물던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채무 축소가 또 하나의 큰 과제가 돼 임대주택 건설에 애로가 있다. 또 시행할 땅이 부족하고 경기는 위축돼 재개발사업 등에서 공공 기여로 짓도록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다세대 다가구주택 매입해서 장기안심주택이나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다. 또 주택협동조합을 장려해 개인이 짓게 하고, 서울시가 장기융자로 대여받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공공단체가 30년 임대한다하면 개인소유주의 사업도 안정될 것이다. 임대문제는 창조적 해결은 어렵지만 꼭 해내겠다는 각오로 노력하고 있다.

― 오세훈 전 시장이 실시한 토건사업으로 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새빛둥둥섬 등 전시성 토목사업의 후유증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 사람들은 늘 오해와 편견이 있다. “박 시장은 토건 무조건 반대다”라고 투자나 토건사업과 아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건 아니다. 한 도시가 성장하고 또 서울이 21세기 글로벌도시로 자리 잡으려면 필요한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해야 된다. 무조건 반대는 아니고 상식과 필요에 기초해 충분히 검토한 후 추진해야 한다.

과거에는 시장이 추진하자고 하면 무조건 추진했으나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공공투자관리센터를 둬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이라도 제대로 심사한 뒤 추진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센터는 전문가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견제가 될 것이고, 무엇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 부동산경기가 급랭하면서 뉴타운 및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급제동이 걸리고 곳곳에서 부작용 때문에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출구전략이나 매몰비용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서울시에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600여개 되는 것 같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깊은 고민을 했고 핵심은 출구전략이었다. 실상 주민 절반 이상은 반대하는 곳도 많았고, 특히 세입자들은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쫓겨나 재정착율이 10%에 불과한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생각해봐야했다.

과거에는 투기를 위해 개발 추진을 원했지만, 지금은 ‘하우스 푸어’가 될 상황이다. 따라서 개발동력이 있고 추진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쪽은 빨리 추진하게 도와주고, 반대가 많은 구역은 해제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일단 출구전략을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도시정비법상 출구전략에 대한 내용이 취약해 법을 개정하고 조례도 만들고 실태조사도 해야 한다. 실태조사 후 주민투표에 부쳐야 하고, 해제를 원할 경우 그 부담을 누가 얼마나 해야 하는지 정해야 한다.

시가 전액 부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국가도 일부 부담을 해야하고, 주민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공감했던 부분이다. 국가가 일부 부담하는 걸로 공감했고 그래서 더 빨리 추진될 수 있으리라 본다. 부담비율을 판단하는 간이재판소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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