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현시가 보상” 시위… 주민설명회 무산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2월27일부터 서울시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신대의 경당지구 재발굴 조사내용을 학계와 시민에게 공개하는 지도위원회 및 주민 현장설명회를 7일 오전과 오후에 현장에서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지역주민들의 시위로 주민설명회는 무산됐다.
책임조사원인 한신대 권오영 교수는 “종래 연못 터로 추정되던 경당지구 206호 유구가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목탑 기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했다”며 “고대사에서 왕성 안에 사원이 배치되는 예는 흔히 있는 일이므로 풍납토성 내에서 사원 유구가 확인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206호 유구의 추정 목탑 터는 한 변의 길이가 10여m, 깊이 3m 가량 되는 방형(方形) 구덩이를 굴착한 다음 그 내부를 점토와 사질토로 교대로 판축(다짐)한 후 다시 그 위에 점성이 적은 모래질 점토를 채웠다. 이렇게 만든 기단 중심부에는 다시 지름 2.5m 정도 범위로 굴착하고 깬돌을 가득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이 구조물과 유사한 형태는 사비시대 백제 목탑터 등지에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목탑이 있던 곳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열린 제1차 지도위원회 및 현장설명회에 맞춰 풍납동 주민들이 경당지구 옆 도로에서 현시가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풍납토성이 왕궁터가 맞다면 정부에서 빨리 보상해줘야 하지 않느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일부 주민들은 “우리나라에서 땅을 파면 유물이 안 나오는 곳이 어디 있느냐”며 “경당지구에서 출토됐다는 것도 깨진 토기와 기와 뿐”이라고 주장하며 현장에 전시된 유물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