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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할머니 5명 힘 합쳐 ‘청춘 주먹밥’ 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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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할머니 5명 힘 합쳐 ‘청춘 주먹밥’ 개업
  • 최현자 기자
  • 승인 2012.03.29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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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역 지하상가서 한끼 대용 1500원짜리 주먹밥 판매

 

▲ 평균 연령 67세의 어르신 5명이 송파구 석촌역 8번 출구 지하에 ‘청춘 주먹밥’이란 주먹밥 집을 3주간의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29일 개업했다. 종업원인 할머니가 주문을 받고 있다.

 

평균 연령 67세의 어르신 5명이 송파구 석촌역 8번 출구 지하에 ‘청춘 주먹밥’이란 주먹밥 집을 냈다.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송파노인복지센터’가 서울시 고령자기업으로 선정된 후 어르신들 일자리도 창출하고 수익도 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연구하다 주먹밥 사업을 창안, 3주간의 시범 운영기가을 거쳐 29일 조촐한 ‘청춘 주먹밥’ 개업식을 가졌다.

▲ ‘청춘 주먹밥’ 에서 파는 주먹밥은 1500원으로, 과일 드레싱 얹은 달콤한 샐러드와 따끈한 국물까지 어우러져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청춘 주먹밥’은 평일(월~금)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20평 남짓 공간에서 단독 1500원에 주먹밥을 판다. 갖가지 맛깔 난 재료로 만든 주먹밥과 과일 드레싱 얹은 달콤한 샐러드, 따끈한 국물까지 어우러져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메뉴 개발에서부터 음식을 주문받고, 만들고, 서빙하는 부분까지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도맡고 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커피도 1200원으로 일반 커피전문점의 3분의 1가격에 불과하다.

“사실 집에서 손자만 보다가, 이제 손자도 크고 복지관을 통해서 여러 가지 문화 프로그램에만 참여하고 그랬거든요. 젊었을 때는 은행에서도 일하고 그랬는데, 전업주부가 된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더 늙기 전에 용기를 내서 일을 하자. 그런 마음으로 복지관 광고를 보고 신청을 하게 됐죠.”

김유미 할머니(67·삼전동)의 말처럼 5명의 할머니들이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다. 제대로 된 곳에서 일을 하려고 하면 적지 않은 나이가 늘 발목을 잡았기 때문. ‘청춘 주먹밥’ 사업 진행을 위해 종사자를 모집했을 때 무려 40명이 몰려들었다.

사업을 주관한 송파노인복지센터는 신청자의 경력이나 의지, 사업 취지에 대한 이해도, 상담사의 의견 등을 종합해 5명의 종사자와 5명의 예비 종사자를 선정했다. 이 중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할머니도 있었지만 전업 주부가 대다수였다. 

송파에서 16년간 식당을 운영하다가 은퇴 후 또다시 앞치마를 입은 김정숙 할머니(67·송파동) 도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했으니 이제는 가게가 잘되는 일만 남았다”면서, “주먹밥 재료도 모두 국산이고, 매일 신선한 것으로 구입해서 만드니 맛있을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르신들이 하루 5~6시간 동안 ‘청춘 주먹밥’에서 일해서 버는 돈은 한 달에 50만원 남짓. 다른 노인일자리 사업의 2배가 넘는 금액을 받는데다가 일할 수 있는 즐거움까지 더하면 어르신들의 직무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다. 특히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노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직장이다.

송파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일하시기에 용이하고, 수익도 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연구하다가 주먹밥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수익금은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인복지기금으로 사용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기업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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