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코로나19 감염병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보며
icon 김신애
icon 2020-03-11 00:27:45  |   icon 조회: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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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보며

김신애(울진사회정책연구소)

코로나19의 감염예방을 위해 지난 3월1일 경기도, 3월9일 경상북도가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강제로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경북도내 600여개의 사회복지시설이 대상이 되었고, 울진은 생활시설 4곳이 대상이 되었다.

‘코호트 격리’란 바이러스 감염된 병원에 환자와 의료진을 외부와 물리적으로 차단하여 치료에 매진한다는 뜻인데, 예방적 코호트 격리란 확진자가 없어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뜻이다.

이번 조치는 외부감염원 차단과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선제적 조치로서의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점에서 이해하는 바가 있다. 하지만 안전취약계층을 위한 최선의 보호 정책이 격리정책이라면 좀 더 신중하게 추진되었어야 한다.

일단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우선은 시설 운영에 대한 지자체 관리방식이다. 감염병 예방을 통한 시민의 건강권 확보가 중요하듯이 시설 거주자들과 종사자, 그 가족들의 인권도 동일한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지자체장들은 어떤 합리적 근거로 시설에 대한 격리 명령을 내렸을까? ‘보호’라는 이름으로 확진자도 없는 상황에서 코호트 조치가 타당한가? 또 바이러스가 지속 된다면 격리조치를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 상당히 궁금하다.

국가적 ‘위기상황’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시설에 대해 격리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두려워해야 한다. 국가적 위기, 재난 상황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든지 국가는 폭력적으로 우리 권리를 침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설들은 1차 폭력적 조치를 당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위험구역’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음에도 위험구역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사회복지 시설에 대한 사회적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미 장애인 시설이나 노인 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면 혐오시설 거부하는 님비현상으로 논란이 일어난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시설에 대한 감염예방도 시민의 안전한 건강권과 동일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집단시설에 대한 현실적인 예방은 감염원과 철저한 접촉 차단, 적절한 노동시간 보장과 휴식, 감염예방을 위한 의료진 지원, 마스크, 발열감지기, 소독약품 지급 등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는 거주시설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부양부담이 ‘과중하다’고 ‘보호’라는 이름으로 시설에 입소시켜, 우리 사회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에 대한 생각이다.

사회적 돌봄 제도가 도입되면서 우리는 가족의 부양부담이 과중한 노인을 시설로 입소시켰다. 시설 입소라는 것은 사회와 격리된다는 뜻이다. 장애인이나 노인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설로 입소되는 것이 타당한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지역사회에 통합되어 생활하는 것이 회복과 예후가 좋다고 확인되고 있다.

이미 정부는 2018년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일명 커뮤니티 케어)을 발표했다. 커뮤니티 케어는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돌봄, 일상생활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역주도형 사회복지 시스템이다.

다시 말하면 간병사, 요양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의 서비스 제공인력이 가정으로 방문하여 대상자를 돌보고 지역사회 통합을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상당히 중한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분은 병원으로 모셔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지자체는 커뮤니티 케어의 빠른 정착을 위해 예산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어느 순간 우리는 노인이 되면 시설에서 돌봄을 받다가 여생을 마감하는 것을 당연시하였다. 그것이 노인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인권과 생명의 존엄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취약계층이 되더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커뮤니티 케어, 지역사회 돌봄 정책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청도대남병원, 칠곡장애인거주 시설, 예천노인요양원의 집단감염으로 우리는 시설 제도의 폐해를 확인하였다. 노인이든 장애인이든 ‘탈시설’ ‘탈원화’를 선택해야 함이 명확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국가적 재난 위기상황에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예방적으로 사회복지시설 격리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인권에 기반한 정책이라면 거주인, 시설장, 종사자 등 관련자들이 협의를 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조치를 하도록 했었어야 했다. 어떤 경우라도 자기주도적인 결정만큼 바람직한 결정은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코로나19가 물러가고 우리 일상이 회복되길 바라며 서로 위로하고 치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끝.
2020-03-11 0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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