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십년, 백여년에 걸쳐 이뤄진 ‘병역명문가’

2021-06-14     임재하 서울지방병무청장
임재하

어느새 꽃이 피고 따뜻했던 봄이 지나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이 다가왔다. 푸르름이 가득 한 신록의 향연을 자유로이 즐길 여유도 없이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시상황처럼 일상을 제약하고 있다. 자유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 1여 년간, 온 국민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 낸 K-방역은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 더 나가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단결된 책임감이 있었기에 가능하였고 이는 국난 극복을 위해 함께 맞선 우리 선열들의 나라 사랑 정신과 그 맥(脈)을 같이 한다.

자유에 대한 갈구는, 일제강점기 빼앗긴 국권 회복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들과 분단된 6·25 전쟁 속 조국을 지키기 위해 육탄으로 맞선 호국 용사들, 그리고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명을 다 한 해외 파병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 속에 이어져왔다. “작은 일시적 안위를 얻기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 자는 자유와 안위 그 어느 것도 얻을 자격이 없다”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자신을 희생하여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애국선열의 피와 땀,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와 같이 선열들의 숭고한 자기희생과 애국의 정신을 되새겨 이를 민족 대통합과 화합으로 계승시켜 나가는 기간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병무청에서는 조국의 안위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명예롭게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존경받고 우대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병역명문가’란 3대 가족(조부, 부·백부·숙부, 본인·형제·사촌형제) 모두 현역으로 성실히 복무를 수행한 가문(3대째 남성이 없는 경우 여성 군 복무자 1명 이상 포함)을 말한다. 병무청이 2004년부터 시작한 이래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하는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통해 전국에 병역명문가 7631가문(인원 3만8665명)을 선정했다. 서울지방병무청에서도 2004년 6가문(25명) 선정을 시작으로 매년 선정 가문이 증가해 올해는 역대 최대 229가문(1136명)을 지정하였고, 그 결과 현재까지 총 1427가문(7125명)이 병역가문가로 선정되었다.

그동안 병무청은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게는 매년 증서 수여식을 통해 병역명문가 패와 증서를 수여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부터 통일된 ‘병역명문가 문패’를 제작, 2004년부터 선정된 가문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문패를 배부하여 가족과 이웃, 지역의 품격과 자부심을 더욱 높혀 나가고 있다.

또한 병무청 누리집 ‘명예의 전당’에 가문 관련 자료를 영구 게시해 자긍심을 고취하고, 병역명문가증을 교부하여 병역명문가 선양사업 취지에 공감한 전국 1000여 곳의 국·공립 및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 시설 이용 시 이용료 감면 등 소정의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병무청장의 취업 추천서 발급, 병역명문가 사망 시 병무청장 명의 조화를 전달하는 등 병역명문가 가문을 대상으로 다양하고 실질적인 우대사업을 발굴해 넓혀가고 있다.

애국은 역사에 기록되어야 하며 국가로부터 당당하게 예우 받아야 한다. 병역명문가는 적게는 수십 년, 많게는 일백여 년 동안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 중 3대에 걸쳐 병역을 성실하게 수행한 가문만이 그 명예와 혜택을 가질 수 있다.

서울지방병무청은 조국에 대한 사랑을 가문의 전통으로 이어온 분들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여  3대에 걸친 병역명문가의 명예가 앞으로 4대, 5대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길 기원하며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을, 그리고 나라를 위해 묵묵히 병역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도 뜨거운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