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칼럼> 사랑에 대한 나의 생각

2015-03-24     김병연 시인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화두는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 이야기를 살펴보자. 에로스는 사랑의 화살을 자기 발등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인간 처녀와의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자신은 신이기 때문에 모습을 보일 수가 없어서 밤에만 찾아왔다가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갔다.

행복에 겨워 있던 에로스의 아내는 어느 날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밤에만 오는 남편이 혹시 괴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됐다. 그래서 촛불을 켜 들고 남편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나 잘난 미남임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촛농이 에로스의 얼굴에 떨어져 에로스는 잠에서 깨어났고, 에로스는 ‘믿음이 없는 곳에 사랑은 없다’는 말을 하며, 자신을 의심한 아내를 두고 집을 영원히 떠났다.

사랑의 본질은 말이나 행동으로의 표현이 아닌 믿는 마음이고 희생이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생활 주변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좋은 일이겠지만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버스 안, 길거리나 공원 등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껴안거나 볼을 맞대는 젊은이들을 볼 때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더구나 교복을 입고 길거리나 공원에서 껴안거나 볼을 맞대는 고등학생들을 볼 때면 저걸 낳고도 미역국을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낼수록 진실성이 떨어진다. 대상에 대한 믿음을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희생할 때 사랑은 아름답고 고귀하다.

사랑 속에는 말이나 행동으로의 표현보다 훨씬 많은 침묵이 자리 잡고 있고, 사랑은 믿음과 희생이며 스스로 느끼고 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란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