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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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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업의 시대
  • 김병연 시인·수필가
  • 승인 2011.11.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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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연 시인·수필가
거창하고 실속 없는 사업가보다 펜치 잘 다루는 기술자가 오래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처음 나올 때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오히려 현실적인 말이 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평생 직장의 시대가 아닌 평생 직업의 시대이다. 평생 직장의 시대가 가고 평생 직업의 시대가 온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이다.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시 구조조정의 물결, 갈수록 전문인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등의 이유들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결국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결과로 나타났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이며, 이로 인해 우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정한 고용시대를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인기가 없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러면 이와 같은 변화는 개인으로 하여금 어떤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가. 부모가 논 팔고 밭 팔아 자식을 공부시키고 대학에 보내려고 노력했던 것은 대부분 안정적인 직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안정적인 직장만으로는 결코 평생 직장과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평균 수명이 너무도 많이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의 물결로 자신의 책상과 의자가 사라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 직장생활을 힘겹게 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평생 동안 전문성을 통해 지속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업능력을 갖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이를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이른바 명문대를 나와도 9급 공무원이나 순경 수준의 취업을 못하는 사람이 즐비한 현실에서 간판만 보고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지방대학의 약대를 진학하는 것이 평생 동안 지속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가 있다.

평생직업의 시대에 우리는 과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 길을 찾아가는 데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로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에 대한 고민을 꼭 해 봐야 할 것이다. 바로 자신이 처한 능력과 학력 등의 현재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서 앞으로의 진로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목전에 온 시대에 평생 직업은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하게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학력이나 학벌보다 전문성을 가진 능력자가 평생직업을 갖는 사회가 분명히 될 것이다.

진정한 전문가란 눈부신 학력이나 학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월등한 전문성을 가진 능력자가 진정한 전문가이다. 과거에는 학과보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을 선호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의 시대가 사라지고 평생직업의 시대가 도래하다보니 의사·변호사·공인회계사·변리사·약사·세무사 등의 전문직과 이른바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교사와 공무원과 경찰 그리고 공기업 사원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명문대학의 웬만한 학과보다 지방대학 일부 학과의 인기가 더 높다. 이런 현상은 평생직업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수단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참으로 고민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고, 인간이 그토록 염원하던 장수가 현실이 돼 가고 있건만, 장수는 축복이 아닌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모두의 심각한 고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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