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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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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다
  • 김병관 강동문인회장
  • 승인 2011.07.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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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강동문인회장
옛날,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는 한 왕이 있었다. 어느 날 현자들에게 만 백성들이 귀감으로 삼을 만한 금과옥조를 모아서 책을 만들어 보라는 명을 내렸다. 수 백명의 현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동서고금의 성현들의 보석과 같은 말씀들을 모두 모아서 12권의 책을 완성하여 왕에게 받쳤다.

책을 받아본 왕은 생업에 바쁜 백성들이 언제 이렇게 많은 분량의 책을 읽느냐 면서 책을 좀 줄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시 현자들은 모여서 줄이고 또 줄여서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다시 책을 받아 내용을 살펴본 임금은 저 말도 이말 같고 이 말도 저 말 같은 내용이라 백성들이 알아듣기 쉽게 간단한 말로 요약하라는 명령을 다시 내렸다.

다시 모여 몇 달을 숙의한 현자들이 내 놓은 결론은 지극히 평범한 ‘공짜는 없다’라는 말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동서고금의 그 많은 성현 군자들이 이 간단한 이치 하나를 가르치기 위해 수많은 미사구려를 동원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필자 역시 어린 시절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는 잔인한 모습을 보고 이 불공평한 세상을 만든 신을 원망하기도 했었다. 먹힌 만큼은 먹어야하고 먹은 만큼은 먹혀야한다는 불교의 연기설을 접하면서, 세상이 지극히 공평하다는 이치를 알게 되어 지상 평등주의인 공산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공짜나 의존적인 삶은 우주와 동격인 천상천하 유아독존적인 자신의 위대한 가치를 매몰시킴은 물론 자신의 운명을 우리에 갇힌 짐승과 같이 타의에 맡기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우선 열심히 일해서 잘 먹고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험난한 세파를 헤쳐 가면서 스스로의 생존법을 찾고, 수많은 갈등 속에서 우리 영혼을 담금질하는 것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만고의 현자들은 뼈를 깎는 고행을 통해 외적인 성취보다는 내적인 성숙이 더 값진 인생의 자산임을 우리에게 일깨우고 가셨다.

인도의 거지들의 평생 먹는 분량이 부자들의 한 끼 식사 값에도 못 미치지만 부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수 억겁을 살아야 하는 영혼의 역사에서 불과 몇 십년 잘 먹고 잘 사면서 업이나 짓고 있은 부자들을 오히려 측은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고대 인도철학에서도 ‘凡我一與’, 즉 우주와 내가 하나이며 우주 역사의 동반자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에 영겁을 살아가는 인생의 성적표는 먼지만한 오차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에는 절대로 공짜가 없다는 진리를 알기 때문에 갈등 없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무상’시리즈 때문에 갈등을 하고 있는 우리사회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우리 미래의 자산인 아이들에게 차별 없이 전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측과 망국적인 정치적인 포퓰리즘 현상을 극복해야 만이 명실공히 선진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반대론자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물이 흐르다보면 넘치는 곳도 있고 막히는 곳도 있기 마련인데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는 측면이 있지 않나 우려가 되고 있다. 더구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주머니와 무관하다고 불필요한 예산까지 낭비하면서 표를 의식한 행보가 사실 두려운 부분이다. 세계 역사를 보드라도 선진 문턱에서 좌초한 나라들이 하나 같이 인기영합정책 즉 정치적 포퓰리즘이 원흉이였다는 사실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

독재보다 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정치적 포퓰리즘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양재 물도 공짜라면 마신다는 국민의 심리를 이용하여 정치적 야망만 채우겠다는 정치인들은 하늘의 섭리가 얼마나 무서운 줄부터 알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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