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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기업 임원의 ‘걸레’지갑과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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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기업 임원의 ‘걸레’지갑과 선행
  • 윤세권 기자
  • 승인 2010.08.09 00:00
  •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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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권 롯데물산 이사, 10여년째 장애인단체 등에 기부

 

▲ 김동권 롯데물산 이사가 28년째 사용하고 있는 지갑. 가죽이 헤져 내용물 분실을 막기 위해 접착용 테이프를 몇 겹으로 감았다. 그는 자신에게는 인색하면서도 남몰래 선행을 하고 있다.

▲ 10여년째 남몰래 장애인단체 등에 기부금을 내고 있는 김동권 롯데물산 이사.
“이게 지갑이에요?”

잠실 123층 제2롯데월드 건립 공동시행사인 롯데물산 김동권 이사의 지갑을 보는 사람마다 하는 소리다.

김 이사의 지갑은 너무 낡아 가죽이 모두 헤져 내용물 분실을 막기 위해 접착용 테이프를 몇 겹으로 감았고, 모서리는 실로 꿰매 28년째 사용하고 있다. 그의 지갑은 지난 1982년 롯데건설 사우디지사에 근무하던 때 구입한 것으로, 너무 오래돼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

대기업의 임원이 지갑 하나 살 돈이 없어 이 걸레 같은 지갑을 사용하는 걸까. “제 지갑을 보고 새 지갑을 사주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매일 이 지갑을 보면서 스스로를 절제하고 나보다 못한 이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하면서도 남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다.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봉사하고 남을 돕는 일이 몸에 베여 있다. 10년 넘게 녹색어머니회 연합회를 비롯 장애인협회 등 송파구 관내 직능·사회단체에 남모르게 얼마의 기부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다.

송파지역 소년소녀가장뿐 아니라 독거노인 가정에 정기적으로 쌀과 김치 등 부식거리를 전달하고, 신설 학교에는 책도 사다 넣어준다. 계열사인 롯데월드로 낙도 어린이들을 자비로 초청해 하루만이라도 즐겁게 놀도록 하는 일도 그가 몰래 하는 선행 중의 하나.

그러면서 자신은 단 두벌의 양복으로 일년을 보낸다. 10여년 이상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바람에 걸음걸이가 워낙 빨라 그와 함께 가려면 뛰어야 할 정도다. 음식도 4000원짜리 비빔국수를 좋아하고 자주 먹는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모은 돈을 남을 위해 쓰고 있다.

녹색어머니회에서 7년째 활동 중인 한회숙 회장은 “베푸는 삶을 실천하고 계신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분”이라고 그를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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