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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詩 - 수고하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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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詩 - 수고하신 아버지
  • 이정광 시인 / 송파구의원
  • 승인 2009.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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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신 아버지(낚시길의 침묵)

 

                  1

아버지는 자전거에 나를 태우고
구불구불 자갈밭 도로 한 켠 좁은 길
털털대며 낚시길을 간다.

아버지 허리끈보다, 나는
양팔로 아버지를 더 끌어안고
등어리 게딱지로 붙어 낚시길을 간다.

붙은 가슴 다 덮고도 남는 가마솥
갓 퍼낸 밥 냄새 얇은 맨살도 굵어
눈 다시떠도 나는 아버지 등어리에 붙어 있다.

페달을 밟는 박동 찬 심장 콸콸 흐르는 장미꽃
나의 핏줄을 쑥 열고와 나도 페달을 밟는다.


                 2

나는 아버지 모시고 미끈한 포장도로
자전거 길을 간다.

아버지 양팔은 내 허리끈 보다 느슨하고
밥 익는 내음도
내 가슴을 덮어준 가마솥도
이제 노송의 껍질에 기대선, 나는
콸콸 흐르는 장미꽃을 꺾어들고 그 영혼으로 건너지만
낚시대를 다 접은 침묵
또 한 칸 참회의 침묵뿐
페달은 나 혼자 밟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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