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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고함만 지르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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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고함만 지르고 있을 것인가
  • 최병요 칼럼니스트
  • 승인 2009.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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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요 칼럼니스트
여섯 명이 숨지고 더 많은 사람이 다친 용산 참사를 보는 심정은 실로 착잡하기만 하다. 이러한 난센스가 이 땅에서 언제쯤 자취를 감출 것인가. 그러고 보니 물대포를 쏘고 이것저것 집어던지고 고함을 치고 멱살잡이를 하고 발길질을 하는 모습은 얼마 전에도 겪었던 그대로다. 바로 국회의사당에서다.

이제 시위와 진압과 폭언과 폭력은 개인 이익을 앞세운 소수집단은 물론 정치인·공무원·농어민·노동자·직장인·방송인·교직자·성직자·시민단체· 학부모와 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의 유일 비상무기가 되었으며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이르고 경제력이 세계 231개 국가 중 13위이며 스포츠는 10위권, 철강·자동차·조선·반도체· IT부문이 모두 세계 1~3위 안에 들어있지만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인지도(이미지)는 고작 30위권을 맴돌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얼마 전 한국의 중견 전자업체가 영국의 유명 백화점에 첨단 가전제품을 납품키로 하고 매장을 얻어 판매에 나섰다. 처음엔 좀 팔리는가 싶더니 곧 주춤해졌다. 백화점 고객들이 품질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선뜻 구매하지는 않았다. 며칠 후 백화점 담당자가 찾아와 조언을 했다. 제품 뒷면에 표기한 ‘Made in Korea’를 지워버리라는 것이었다. 이야기인즉 품질은 좋지만 한국산이라니까 구매를 꺼린다는 것이다.

영국이 어떤 나라인가. 한국전쟁 때 군대를 파견해 우리를 적극 도와준 나라 아닌가. 그럼에도 Korea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이었던 것이다. ‘한국’하면 전쟁을 치르고 지금도 분단 상태여서 시끄러운 나라, 군사정변을 몇 번씩 겪었던 나라, 일본과 중국의 주변국가, 민주주의가 정착하기 어려운 나라, 지극히 배타적이고 자존심만 강한 나라, 거짓말 잘 하는 나라, 잔꾀가 많은 나라, 항상 사회가 불안한 나라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가 이미지가 나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현재 UN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데도 말이다.

왜 그런 것일까. 한 마디로 자업자득이다. 우리의 수준이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서이다. 우리는 대부분 저들의 선입견이라고 억울해하지만, 저들에게 비춰진 우리의 모습을 곰곰이 따져보면 전혀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라는데 동의할 수밖에 없다. 입으로는 애국, 선린, 자유, 정의, 민주, 세계평화, 환경, 영혼 구원을 외치면서도 조금만 이해가 얽히면 하루아침에 숨겨둔 이기심, 야비성, 극한성, 폭력성이 뿜어져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민주주의 요체는 정의와 절제다. 우리 국민도 이제 종합 국력 18위에 어울리는 정의와 절제가 사고와 행동과 생활의 밑바탕이 되어야 다른 나라의 대접을 받는다. 마침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발족했다니 다른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자랑인 근면성·선린의식·희생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세계인의 ‘좋은 친구’ 이미지를 부각시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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