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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의 불청객, 꽃가루 알레르기 원인과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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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의 불청객, 꽃가루 알레르기 원인과 치료법
  • 송파타임즈
  • 승인 2020.04.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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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뜻하지 않는 겨울을 보낸 우리는 몸과 마음을 잔뜩 움츠린 채 여느 해와 다른 봄을 맞이했다. 여전히 마스크 착용은 필수고 잦은 외출은 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창밖의 풍경은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다. 3월의 만물이 여전히 잠든 모습으로 간신히 봄날을 예고했다면 4월의 자연은 싱그러운 잎사귀들이 수줍게 돋아나고 꽃들이 만개하여 완연한 봄 차림으로 등장한다.

봄바람과 함께 온 알레르기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에겐 매년 찾아오는 봄날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시기만 되면 어김없이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져 야외활동 및 학교생활, 업무, 수면에 지장이 생기고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꽃가루와 함께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 털 등이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으로 알려지는데, 연중 노출되는 통년성 항원과 특정 계절에만 노출되는 계절성 항원으로 분류된다. 특히 봄만 되면 증상이 심해지고 다른 계절에는 호전된다면 봄철 꽃가루가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의 변화를 자세히 조사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계절에 따라 원인 항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예로 봄에는 바람으로 수분 작용을 하는 자작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등의 꽃나무가,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에는 환삼덩굴, 돼지풀과 같은 잡초가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율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세먼지의 증가와 황사의 잦은 습격으로 인해 대기의 질이 나빠진 이유가 있지만, 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의 영향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온난화로 인한 대기 온도의 상승 및 강우량의 증가는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고 개화 시기를 앞당겼으며, 꽃가루 양을 증가시켜 항원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평소 꽃가루에 예민한 알레르기 환자들은 높은 농도의 강력해진 항원에 노출된 탓에 알레르기 증상은 과거보다 좀 더 일찍 시작되고, 보다 더 심하게 오래 지속된다.

코막힘 계속될 땐 알레르기 비염 의심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전형적인 증상을 확인하는 것이다.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가려움증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피부단자 시험이나 혈청 특이 IgE 항체검사와 같은 진단검사를 통해 원인 알레르겐을 확인하여 알레르기 비염을 확진한다.

진료현장에서는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코막힘이 심한 환자들은 일상생활이나 수면 시 입을 벌리고 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도 점막이 건조해져 마른기침이 나오는데, 이는 수주 혹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런 환자들은 천식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대한 걱정을 안고 종종 진료실을 방문하는데, 상당수는 코막힘 증상을 잘 치료하면 기침 증상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환자들이 누런 가래를 동반한 기침,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 경우엔 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하며, 특히 발열과 안면 통증이 있다면 증상이 심한 상태라 생각해야 한다. 급성 혹은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단되면 항생제 치료도 병행해야 하므로 반드시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과 중등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한다. 각 단계별로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권고하며, 원인 항원에 대한 회피, 약물치료, 면역요법, 그리고 환자와 보호자 교육의 4대 원칙으로 치료하고 있다. 유발물질에 대한 노출을 중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실적으로 원인 항원의 회피와 제거는 어렵기 때문에 실제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중심은 염증 및 증상조절을 위한 약물요법이다.

약물 치료는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하고 치료의 순응도와 효과를 평가하면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 알레르기 비염에서는 코막힘 증상이 심하고 염증 반응이 주로 관여하기 때문에 ‘비강분무 스테로이드제’가 선호되고, 신속한 효과가 필요할 때 ‘항히스타민제’, 코막힘 증상이 매우 심할 때는 ‘국소비충혈제거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환자들은 꽃가루가 날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수일 내지 수주 전부터 약물을 미리 투여하는 것이 좋다. 회피요법과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약 복용을 꺼려해 장기 치료의 어려움이 있을 때 면역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털, 일부 곰팡이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증상을 완화 또는 소실시키며 알레르기 질환의 자연 경과를 좋게 하여 천식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온기를 머금은 바람을 느끼며, 만개한 벚꽃이 부드럽게 흩날리는 봄의 절정, 4월이 다가왔다. 생활 관리를 실천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여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면 건강하고 즐거운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오는 봄, 많은 이들이 무채색의 마스크를 벗어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다려본다.

자료: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0년 4월호 발췌 <최혜정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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