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최종편집2024-04-25 15:47 (목) 기사제보 광고문의
장관이기에 앞서 사람이기에
상태바
장관이기에 앞서 사람이기에
  • 최병요 칼럼니스트
  • 승인 2008.10.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최병요 칼럼니스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막말이 횡행하고 있다. 시장과 거리에서는 물론 직장과 국회, 심지어 가정에서도 낯을 붉히며 큰 목소리로 막말을 하는 사람이 늘어만 간다. 얼마든지 점잖은 말로 조용히 할 수 있는 말을 굳이 막말로 우격다짐을 해야 의사가 제대로 전달된다고 여기는 것은 어째서일까.

말은 가장 효과적인 의사전달 수단이면서 인격의 척도이기도 하다. 2500여년 전 맹자는 ‘사람이 제 스스로 닦아서 얻어낼 수 있는 높은 품격을 하늘이 내린 벼슬’이라고 일컬었다.
품격은 말본새와 행동거지에서 곧바로 묻어난다. 아무리 학식이 많고 벼슬이 높고 부를 쌓았어도 인격을 갖추지 못하고 품격을 유지하지 못하면 천박한 사람에 다름 아니다. 최근 문화관광부장관이라는 분이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인신공격성 질타에 흥분한 나머지 막말을 하고 말았다.

일부는 ‘장관도 사람인데 인격모독을 당하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며 두둔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그는 장관이기에 앞서 사람이기 때문에 침착하게 점잖은 표현으로 반박해 의원을 오히려 무색케 했어야 한다. 그래야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대접받을 수 있다.

그는 인기 있는 TV 탤런트였으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육자였다. 그의 재능과 높은 학구열이 문화관광부의 수장을 맡게 된 배경이었으리라. 평범한 탤런트에서 유명 연예인으로, 다시 대학교수로, 이어서 장관직까지 오른 그에게는 분명 남다른 덕목이 있었을 것이다.

그 덕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려진 바 없으나 임명권자와의 인간관계와 충성심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가 장관직을 맡으면서 문광부 산하단체의 수장들을 대거 갈아 치우는 등 유독 돌출행동을 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아마도 그런 점 때문에 질의 의원이 “이명박의 졸개”라고 악담을 퍼부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여기서 의원의 덜떨어진 수준 낮은 질의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일국의 장관이 될만한 그릇이라면 당연히 그에 걸 맞는 품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일시에 모든 이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가 갖춘 인격의 한계, 그가 닦은 품격의 수준이 ‘막말’로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장관이기에 앞서 사람대접을 받으려면 언제 어디서든 어떤 경우에도 막말을 삼갈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열등인간이란 지탄을 면키 어렵다.

맹자는 또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벼슬을 얻기 위해 품격을 닦다가 벼슬을 얻은 후에는 아예 그 품격마저 버린다.’고.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