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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촌토성에 백제 왕도의 ‘격자 도로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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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촌토성에 백제 왕도의 ‘격자 도로망’ 확인
  • 윤세권 기자
  • 승인 2018.11.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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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박물관, 몽촌토성 북문지 일원 발굴조사 발표

 

▲ 몽촌토성에서 회전교차로 등 당시 한성백제 왕도가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통해 몽촌토성을 조성했음을 보여주는 대규모 도로 유적이 확인됐다. 사진은 몽촌토성 도로 유구(흰색 선).

사적 제297호인 올림픽공원 내 몽촌토성에서 오늘날 로터리와 유사한 회전교차로, 포장도로 등 당시 한성백제 왕도가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통해 몽촌토성을 조성했음을 보여주는 대규모 도로 유적이 확인됐다.

한성백제박물관은 14일 ‘2018년 몽촌토성 북문지 일원 발굴조사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몽촌토성에 대한 발굴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 2013년부터 몽촌토성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것은 삼국시대 문화층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2015년도 일부 확인한 유적·유물에 대해 연차적 발굴조사를 진행해 구체화한 것이다.

발굴조사에서 몽촌토성 북문지 안쪽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고 이 교차로를 중심으로 남-북, 동-서, 회곽도(성벽이나 성벽 내외에 성벽을 따라 돌 수 있게 낸 길)가 분기돼 나가는 ‘격자모양’ 도로망을 구축한 것이 보다 명확히 확인됐다.

이중 백제 중심도로는 노면 폭이 10m로 지금까지 백제 도성에서 확인된 도로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자갈과 점토·풍화암반토를 혼합해 25~50㎝ 높이로 단단히 성토 다짐한 ‘포장도로’이다.

이는 당시 문지(출입시설)를 통해 사람과 물류의 왕래가 빈번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자, 백제 도로의 조성과정과 토목기술을 잘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된다.

또 회전교차로 안쪽 공간에는 삼국시대에 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방 14m 규모의 대형 집수지(물을 모으는 곳)가 새롭게 확인됐다. 여기에서 말머리뼈, 패각(조개 껍데기), 복숭아씨 등 동·식물 유존체와 건축부재로 사용된 목재유물 등이 출토됐다.

특히 당시 고구려가 한성 함락 후 몽촌토성을 거점으로 일정기간 주둔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고고자료가 확인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원통형 삼족기·호·시루 등 다수의 고구려 토기가 출토됐으며, 고구려에 의해 조성된 도로, 건물지, 수혈(구덩이) 유구 등이 확인됐다.

▲ 한성백제박물관이 몽촌토성 북문지 일원 발굴조사에서 출토한 ‘백제인의 얼굴’이 새겨진 백제토기 뚜껑 꼭지.

 

도로의 경우 백제의 도로를 증·개축해 사용했으며, 건물지‧수혈유구 같은 생활유구는 폐기된 백제 생활유구면 위에 두께 20~40㎝ 정도의 성토대지를 조성하고 새로운 건물지 등을 조성해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한성백제가 고구려, 가야, 중국, 왜 등 주변국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물도 출토됐다. 창녕 양식의 가야토기 대부발(굽다리바리), 고구려 토기 호(항아리), 왜의 스에키 배(접시) 조각, 중국 육조시대의 청자와 시유도기 조각 등이 대표적이다.

‘백제인의 얼굴’이 새겨진 백제토기 뚜껑 꼭지를 비롯해 제첨축(책갈피) 모양의 목기·나무방망이·건축부재 등의 목재유물, 사슴뿔로 만든 골각기, 박으로 만든 용기 등 한성백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생활유물도 다수 발견됐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2000년 전 왕도 서울의 백제역사 복원과 조명을 위해 장기적인 발굴조사 계획을 마련하고, 연차적으로 지속적 연구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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