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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인재의 역사(임진왜란) 바라보기(19)한성 함락한 왜… 조선 국왕-두 왕자 생포위해 북진
이인재 아남항공 회장  |  ijlee@wba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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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7  15: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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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재 아남항공 회장

조선 왕 생포라는 큰 공을 세우려는 공명심에 들뜬 가또오 기요마사는 누구보다 먼저 한성에 입성하기 위하여 발버둥쳤으나, 고니시 유끼나가의 방해 공작으로 인하여 최초 입성에 실패하고, 왕도 이미 파천하였음에 실의에 빠졌다. 한편 전라도 방면으로 진군하는 서로군은 조선 관군의 저지는 없었으나, 곳곳에서 봉기한 의병들의 공격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고, 전투와 병참 보급에 애로를 겪게 되었다. <전회 요약>

 

1592년 5월9일, 한성에 모인 왜장들의 작전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도 가또오와 고니시의 싸움은 여전하였다.

고니시= 당신은 왜 조선 왕이 보낸 화의 교섭 사신을 죽였는가?

가또오= 당신은 매번 화의, 화의만 부르짖는데, 도대체 싸우려 온 거요, 화의 교섭하러 온 거요?

고니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야말로 진짜 고수 아니겠소?

가또오= 조선 왕은 우리의 군사력을 잘 알고 도주 일로에 있소. 하루 빨리 왕과 왕자들을 생포할 일이지, 화의가 무슨 필요가 있소?

금번 출병의 총대장인 모리 떼루모또는 조선군의 저항이 예상외로 약하고, 부산으로부터 한성까지의 진격 속도가 매우 빠른 것에 자신감을 갖고서, 고니시와 가또오에게 조선 왕과 왕자들을 생포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는 한편, 고니시의 주장대로 화의 교섭도 병행하는 전략을 채용, 교섭 기간 중엔 임진강을 도강하지 말 것을 가또오 이하 제장에게 일러두었다. 이에 더하여, 조선 8도의 분할 통치를 위하여 제장들에게 구역을 지정하여 주었다.

경상도는 모리 떼루모또 자신, 전라도는 고바야가와 다까까게, 충청도는 후꾸시마 마사나리, 경기도는 우끼다 히데이에, 강원도는 모리 요시나리, 평안도는 고니시 유끼나가, 황해도는 구로다 나가마사, 그리고 함경도는 가또오 기요마사가 통치하도록 하였다.

말하자면, 고니시 유끼나가는 조선 국왕을 추격하여 평안도로, 가또오 기요마사는 두 왕자를 추격하여 함경도로 가도록 맡긴 것이다.

그러나 연일 이어지는 지루한 작전회의에 화가 난 가또오는 고니시의 화의 교섭을 기다리지 않고 5월 21일 군사를 거느리고 개성을 향해 홀로 출병해버리고 말았다. 가또오의 출병을 알게 된 고니시와 구로다, 오오또모군도 결국엔 뒤질세라 출병, 임진강 남안에서 합류하였다.

그러나 도주한 조선 임금은 이미 임진강 남안 일대를 전부 불태우고 배들은 모두 북안에 배치하였으며, 거기에는 한양에서 후퇴해온 도원수 김명원이 1만2000명의 병력을 거느리고 지키고 있었다.

고니시는 잠시 가또오군이 배를 구하러 떠난 사이에 화의 문서를 작성하여 북안에 보내려 했으나, 가또오군이 이내 돌아오는 바람에 실패하였고, 5월27일엔 가또오가 물러난 사이에 중신 야나가와에게 문서를 주어 조선 측에 전달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런데, 이때 야나가와가 조선군에게 평화의 제스쳐로 군사를 파주 쪽으로 물렸는데, 이를 왜군 철퇴로 오인한 순찰사 한응인이 도강, 공격하는 바람에 서쪽에서 이를 발견한 가또오군이 도움 공격, 조선군을 격파하고 배까지 탈취하였다.

결국 화의 교섭은 깨어지고, 배를 탈취한 왜군은 순식간에 임진강을 도강, 또다시 조선군을 격파하고 5월29일 개성부에 진입하였다.

개성에 착진한 가또오가 대마도주 소오 요시또시의 통역을 통해 함경도의 상황을 탐문하였다.

“조선 국왕은 여기 개성을 떠나 평양에 입성, 지금은 명나라 국경 근처의 의주에 계십니다. 개성을 떠날 때 왕비와 두 왕자는 의병을 모집하기 위해 왕과 헤어져 함경도로 향발, 지금은 그 북쪽 끝에 계십니다.” “거기 겨울에는 춥겠지?” “추운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게 꽁꽁 얼어붙는다고 합니다.”

가또오 기요마사, 나베시마 나오시게 등 왜장들은 모두 규우슈우 출신들. 북국의 추위를 들어서 알기야 하지만, 동토의 얼음 세계를 상상으로나마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가또오가 외쳤다. “이런 식이라면 조선 국왕은 명나라로 도망칠지도 모른다. 그럼, 고니시 장군은 왕을 놓지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쫓는 왕자들은 여진족에게 가서 붙을리도 없으니, 빨리 붙잡아서 따이고오 전하(도요또미 히데요시)를 기쁘게 해드리자.”

6월1일, 가또오군은 개성부를 출발, 10일 함경도 땅에 들어섰다. 그로부터 7일간, 험준한 산악지대 행군이 계속되었다. 인가도 없고, 밤이면 나무 가지를 잘라 그 위에서 자야했다. 어느덧 식량도 떨어지고, 물과 풀도 나눠 먹고, 산새와 산짐승을 잡아 배를 채워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먼 산골짜기에서는 호랑이 우는 소리도 들려왔다.

18일, 겨우 인가가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통역을 통해 여기가 1차 목적지인 함경도 안변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또오군 2만명은 여기서 1주일을 머물면서 북진을 계속할 원기를 회복하였다. 그러나 난데없이 나타난 2만 왜군의 병참을 떠맡은 안변부와 인근 주민들의 고통은 실로 상상을 절하는 것이었다.

6월26일, 가또오군은 다시 북진을 개시했다. 이튿날, 인근의 덕원성을 공격해 함락시키고는 나베시마 시게사또로 하여금 남아서 성을 다스리도록 하였다. 이것은 안변부터 길주까지의 행로 요소요소에 거점을 만들어 가또오군이 분할 통치해야 한다는 나베시마 나오시게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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