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최종편집2024-04-19 16:09 (금) 기사제보 광고문의
선거는 머슴을 선택하는 유권자 축제
상태바
선거는 머슴을 선택하는 유권자 축제
  • 이재갑 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 승인 2008.04.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재갑 전 국회 정책전문위원
오는 4월9일 실시되는 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245명의 지역대표와 54명의 비례대표를 포함, 299명의 선량이 선출된다. 전국 245개 지역구에 1,117명이 입후보하여 평균 4.5대 1의 경쟁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별도로 9개 정당에서 추천한 비례대표 190명의 후보를 합하면 이번 선거에 총 1307명이 입후보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들이 등장한 이번 선거에 국민적 기대가 크리라 예상했지만 그러나 선거날짜가 임박하면서 국민 가슴에 와 닿는 체감은 기대보다는 정치권의 권력투쟁과 정치인들의 사리사욕에 더 무게가 실리는 감을 떨칠 수 없다.  

국민의 선택으로 국정을 다루겠다는 정치인들이 정치발전을 요구하는 국민의 소리에 반응하기보다는 야바위, 당리당략, 사리사욕으로 그나마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려던 우리 정당정치의 근간을 무너뜨려 퇴행시키는 행태에 실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표출한 구정물 냄새는 정책이 없는 ‘이상한 총선’이요, 망국적인 지역주의와 돈 선거의 부활이며, 불공정과 불복의 이전투구양상이다.  

그동안 민주화를 지향해오면서 아직 정착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공약을 내세워 정책대결을 하려는 노력을 보여 왔건만, 이번에는 그런 모습이 아예 종적을 감추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국회는 국가 전반의 운영을 위한 입법활동을 하는 기관인 만큼 마땅히 정강정책을 통해 유권자의 지지를 얻도록 힘써야 함에도 정책대결 아닌 사리사욕에 얽매인 패거리정쟁을 보는 감을 떨칠 수가 없다. 

더욱 두려운 것은 머슴이 되겠다는 정치인들이 안정과 견제의 명분 아래 신성한 선거를 이용하여 주인인 국민들을 또다시 지역주의로 내몰아 다소 완화되는 기미를 보였던 망국적 지역주의 망령이 이번 총선에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개혁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주인의 머슴 추천권을 송두리째 뺏아 간 후유증으로 휘청거리는 모습과 소속 정당의 공천 결과에 불복, 당을 뛰쳐나가 무소속이나 당에 남은 특정인 추종연대로 결속하여 출마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당에 남아있는 특정인은 “이번 선거에서 공천자는 떨어뜨리고 탈당을 선언하고 당을 뛰쳐나갔던 사람들은 반드시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가 많다는 사실, 특정인물 추종세력끼리 뭉친 정당은 정당정치의 민주화와 제도화를 동시에 훼손시키는 반민주행위가 될까 걱정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지식인은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당에 남아 있으면서 당 밖과 호응해 자기의 소속 정당을 무너뜨리겠다는 그의 처신은 앞날을 내다본다는 정치인의 처신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자신의 한을 푸는 데 성공하면 창출한 정권과 몸담고 있는 당은 정책과 공약을 실천하지 못하는 정치적 불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고, 자기의 뜻을 이루지 못하면 자신의 정치적 몰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를 지지했거나 마음 한편으로 성원했던 사람들조차 당 아니면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길을 고른 그의 선택을 혀를 차면서 지켜보고 있다.”  

그 지식인이 유권자들에게 당부하는 메시지를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유념하고자한다. “건국 60주년을 맞은 올해, 이번 총선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가 좀더 성숙해지려면 결국 유권자에게 기댈 도리밖에 없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도덕성과 민주성을 갖춘 진짜 우리의 ‘머슴’을 가려내자. 딱 4년 만에 하루를 행사하는 주인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들이 분명히 깨닫도록.”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