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최종편집2024-04-25 15:47 (목) 기사제보 광고문의
씨랜드사고 두딸 잃고 '안전지킴이' 새삶
상태바
씨랜드사고 두딸 잃고 '안전지킴이' 새삶
  • 손정은 시민기자
  • 승인 2006.11.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 석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 어린이안전교육관 모델 석사논문

고 석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상임대표 겸 어린이안전교육관장(43)이 최근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에서 ‘어린이 안전교육 효과성 검증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 관장은 논문을 통해 지난 2005년 3월 송파구 마천동 천마근린공원 내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체험식 어린이안전교육관을 모델로 안전교육이 유아의 안전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

관내 유치원 7세 어린이 38명을 대상으로 실험집단·비교집단으로 검증한 결과 안전교육이 유아의 안전문제 해결능력 및 안전지식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얻었다.

국립대 화학과 졸업 후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 마케팅본부에서 고액의 연봉을 보장받았던 고 관장이 ‘어린이 안전지킴이’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것은 지난 99년 경기도 화성 씨랜드 화재사고로 가현·나현(당시 6세) 쌍둥이 두 딸을 잃고 나서부터.

유족대표로 사고 뒷수습은 물론 보상기금을 모아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설립·운영까지 지난 7년의 세월 속에 두 딸을 잃은 피 끓는 부성애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도저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는 고 관장은 그동안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비상근직 상임대표로 있다가 지난해 100만원 남짓 상근직 어린이안전교육관장을 겸하게 됐다. 부족한 생활비는 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 교사로 일하는 아내가 벌어 충당하고 있다.

“저는 죽을 때까지 할 겁니다. 사실 ‘숙명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한 순간도 그 아이들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의 희생으로 남은 아이들의 비상식적인 사고를 막을 수 있었으니 위안을 삼아야겠지요.”

아침 8시면 가장 먼저 출근해 직접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는 고 관장의 책상엔 너무 일찍 하늘나라에 가버린 ‘19명의 천사들’ 사진이 놓여 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