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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각한다면 아리수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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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각한다면 아리수를 마시자
  • 진두생 서울시의원(환경수자원위원회)
  • 승인 2015.09.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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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두생 서울시의원
2007년 1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은 구독자를 대상으로 지난 160여년 동안 현대의학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를 놓고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마취제, 항생제, 백신 개발, DNA 구조 발견 등 중요한 의학적 성과를 누르고 상하수도 시설이 1위를 차지했다. 왜 그랬을까? 바로 수많은 사망자를 낳았던 장티푸스나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을 상하수도 시설이 없앴기 때문이다.

1840년대와 50년대 영국에서는 콜레라가 창궐했다. 그런데 그 원인이 불명확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콜레라로 죽어갔지만 원인을 알 수 없으니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었다. 그때 존 스노우란 의사가 콜레라의 원인이 식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런던에는 펌프를 사용한 공동 식수대가 있었는데 생활하수가 섞인 템즈강 중류 지역에서 끌어온 물을 사용한 사람들이 콜레라에 걸린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그 공동펌프를 폐쇄하자 콜레라 확산이 멈추었다. 그 이후로 영국은 강물을 정수처리하는 상수도 시설과 하수도 시설을 대폭 개선했고, 수인성 질병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인간이 먹는 물을 관리하는 것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인간이기에, 우리 사회에서 깨끗한 물을 먹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누구든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을 위협하는 물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 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8월 KBS1 TV의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프로그램에서 정수기에서 나온 이물질의 정체를 밝힌 적이 있다. 정수기 업체에서는 미처 걸러지지 못한 코코넛 성분이라고 해명했지만 취재 결과 세균덩어리인 ‘바이오 필름’인 것으로 밝혀졌다. 5월에는 채널A의 ‘먹거리X파일’에서 음식점 30곳 중 19곳의 정수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장균군이 검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에서 5년간 120개의 정수기에 대해 수질검사를 한 결과 일반세균이 수질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4년 24개의 정수기 중 절반 이상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수도꼭지 수돗물에서는 단 한 차례도 수질기준에 부적합한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정수기는 수돗물을 원수로 하고 있다. 그런데 역삼투압 정수기는 수돗물에서 세균을 없애는 염소 성분까지 걸러내 세균이 발생한다. 수돗물은 그런 걱정이 없다. 수돗물은 기본적으로 흐르는 물이고, 세균을 억제하는 염소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물이, 수돗물이라는 얘기다.

흔히 생수라 부르는 먹는 샘물은 괜찮을까? 일각에서는 페트병에 담긴 먹는 샘물을 햇빛에 오래 노출시키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지난 3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시다 남긴 생수에서 세균이 검출되고, 하루가 지난 물에서는 무려 기준치의 4만 배에 이르는 일반세균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필자에게 가장 좋은 물이 뭐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간혹 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가장 좋은 물은 가장 관리가 잘 되고, 그 관리상태가 투명하게 공개된 물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수돗물이 가장 좋은 물이라고 덧붙인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는 6개 아리수정수센터에서 생산된다. 164개의 수질검사 항목을 통과해야만 한다. 하나라도 기준치를 넘길 경우 대형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오존과 숯으로 한 번 더 거른 고도정수 처리시설을 모두 도입했기 때문에 올해처럼 한강 상류에 녹조가 발생할 때도 바로 마셔도 아무 이상 없는 수돗물을 생산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세균이나 대장균군은 수돗물에서 발견할 수 없다. 이런 아리수정수센터는 일반시민에게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

견학을 신청하면 바로 가서 수돗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시민이 신청만 하면 시민이 보는 앞에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의 수돗물 수질을 검사해서 알려준다. 정수기나 먹는 샘물 업체에서 관리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이다. 더구나 값도 싸고, 국내산 먹는 샘물과 비교했을 때 미네랑 함량도 비슷하다. 지하수 고갈이나 페트병 대량 생산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의 문제도 없다.

물은 공공재다. 누구나 깨끗한 물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지키는 물,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물이 바로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다. 그러니 건강을 생각한다면 가장 관리가 잘 된 물,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를 마실 일이다. 생각보다 맛도 좋으니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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