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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승자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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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승자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 성두용 서울지방보훈청 보훈과장
  • 승인 2008.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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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두용 서울지방보훈청 보훈과장
89년 전 우리는 지역·계층·종교·이념을 초월하여 민족의 자존을 지키고 조국의 독립이라는 민족적 여망만으로 하나가 되었다. 어느 한 날, 한순간 만세운동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삼삼오오 모이는 곳이면 그곳엔 독립을 외치는 소리가 있었고 무차별 무자비한 일제의 총칼도 멈추게 할 수 없었던 선열들의 몸부림이 있었다. 어찌 보면 무모해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3·1만세운동은 이후 독립을 이루기까지 우리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때의 희생은 제국주의의 깃발아래 짓밟힌 한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 속에 심어주었고, 3·1운동을 계기로 탄생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그동안 여러 갈래로 전개되었던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어 이후 강력한 독립투쟁 정신 속에 마침내 조국 광복을 이루어 낸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3·1운동은 우리민족만의 독립운동이 아니라 중국의 5·4운동, 인도의 비폭력독립운동의 정신적 토대가 되었으며, 필리핀·이집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독립운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작년 이맘 때 ‘요코이야기’란 책의 내용 때문에 언론이 떠들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일본의 패망 후 만주에 거주하던 일본인 일가족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수기적 형식으로 담은 소설로 역사왜곡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다. 작가는 소설일 뿐이지 우리 국민들에게 다른 감정이 있는 건 아니라는 해명도 있었으나, 교과서 채택 퇴출과 역사 바로 알리기 캠페인 등 한바탕 시끄러웠다.

이 사건이 새삼 떠오른 것은 최근 숭례문 화재사건을 보면서였다. 우리는 몇 년 전에 화재로 낙산사 동종을 잃어버리는 경험이 있다. 비슷한 사례로 일본도 금당벽화를 화재로 소실 당한 후 국보급 문화재의 보존에 대한 제도들이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상대적으로 수치를 느꼈다. 숭례문이 무너져 한국의 자존심이 붕괴된 것이 아니라, 같은 사건을 당하면서 두 나라가 행한 대책은 너무 다른 것에 무너지는 자존심을 보았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경기에서 다른 팀은 몰라도 일본만은 젖 먹던 힘까지라도 동원해서 꼭 이겨야 한다는 오기보다는, 부끄러운 역사를 끌어안고, 고대 모든 문화와 문물을 전해주던 영광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 진정한 승리가 아닐까 여겨진다.

그래서 한 시대 어찌해서 일본이 우리를 강점했지만, 역사의 영원한 승자는 우리 민족임을 각인시키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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