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최종편집2024-03-29 20:39 (금) 기사제보 광고문의
고령화사회의 실버문화정책
상태바
고령화사회의 실버문화정책
  • 이종학 송파문화원장
  • 승인 2006.11.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종학 송파문화원장
문화정책, 문화서울, 문화도시, 문화가 경쟁력 등 모든 분야에서 문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거론되며 심지어 21세기를 함의하는 표현으로 '문화의 세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도덕과 경제력이 지배하던 가치관과 그 지역의 경쟁력을 이제는 문화예술이 지배하고 경쟁력을 재는 잣대가 된, 바야흐로 문화경쟁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다. 

문화란 인류의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발전시켜 온 가치관, 그리고 그 가치관을 기초하여 창조해낸 창작물 일체를 말한다. 협의의 개념에서 문화는 근대와 함께 형성된 문화예술의 의미로 높은 교양의 성취를 위한 도구, 창의성이 근간이 되는 문화예술로 요약되지만, 포괄적인 개념, 즉 광의의 개념으로 볼 때는 문화야말로 삶의 방편이 되어 인간이 접하는 모든 것들이 문화 아닌 것이 없다.

우리들 삶 속에 큰 꿈을 가꾸며, 지향하는 이상을 위하여 부단히 달려가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름다움을 자기 삶 속에 투입하는 모습들을 묶어서 문화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광의의 개념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문화를 설명할 때는 한국인들이 오랜 역사 속에서 삶으로 체득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설한 모든 창작물로 정의할 수 있고 지역문화를 설명할 때는 독특한 역사적 과정을 공유하는 공동체 성원들이 나누어 가꾸어 가는 언어와 습관, 생활양식의 독특한 정서체계로 요약할 수 있으며,이들 문화 가운데 좋은 것을 골라서 지키고 키우며 다음세대에게 전달하고자 벌이는 사업을 우리는 문화사업이라 칭한다.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문화를 경쟁력으로 정착시키려면 연례적으로 치르는 극소수 계층의 전용물에 멈추는 문화행사나 기념식, 요란한 먹거리행사로는 요원한 일이다. 특히 관청이 문화에 지나치게 간여하면 일시적인 어용문화로 그치고, 자본이 상업성만을 따지면 퇴폐문화가 되고, 전문인과 지식인이 외면하면 발전이 없고, 민중의 자긍심이 없으면 죽은 문화가 되고 만다.

그 지역, 그 시대상황에 맞는 독창적인 문화 브랜드를 발굴하고 창조하여 다른 지역문화와 확연한 차별화로 부러움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특유의 그 지역문화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문화의 세기와 맞물려 맞이하게 된 특별한 사회현상을 들라면 저출산 및 의료문명의 발달, 향상된 건강관리에 의한 인간수명의 변화 즉 고령화사회를 넘어 빠르게 고령사회로 치닫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지난 7월1일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 4849만7000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459만7000명으로 9.5%를 차지해 전해 9.1%에 비해 0.4%포인트 높아졌으며 10년 전인 1996년의 6.1%에 비해서는 3.4%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 2000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7.2%에 달해 이미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으며 앞으로 12년 후엔 고령사회, 20년 후에는 20.8%가 되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며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 시.군.구가 63개에 달했다고 한다.

이렇게 급증하는 노년인구들이 희망을 품고, 새로운 생활양식과 활동기회를 맞이하면서 그 일을 스스로 챙기는 과정에서 기쁨을 누리도록 해드리는 실버문화정책이야말로 새로운 브랜드가 될 것이다. 실버세대들의 일자리 창출, 소득창출, 경제적 소일거리제공 및 희망소유기회부여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가 실버문화정책을 입안해야함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어른들 스스로 자신의 복리를 만들어 찾아 나서도록 그들에게 힘을 실어드리고 그들을 돕는 것, 이런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도록 권장하고 그곳에 적정예산을 배려하는 정책이야말로 올바른 실버문화대책이며 사회상황에 대처하는 생산적 복지정책이며 지역문화의 새로운 컨텐츠로 자리 매김 할 것이다.

전국에는 지자체 단위로 지방문화원이 분포되어 목적사업을 위하여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지방 문화원이야말로 실버세대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제2의 청년기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생활의 아주 적합한 터전이다. 문화원이 실버문화정책을 개발하여 제대로 기능을 발휘한다면 취미, 교육 ,창조, 취업, 더 나아가 소득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실버문화 거점센터로 자리 매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실버세대들에게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소일거리를 제공함으로 그들이 우선 정신적으로 궁핍함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그런 실버문화사업을 전국의 문화원이 개발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문화원운영에 관한 정책입안 및 예산의 뒷받침이 따라주기 바란다. 고령사회 실버세대의 문화정책을 고민하는 분야에도 햇볕정책이 따뜻하게 쏟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