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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하려면 공천신청 받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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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하려면 공천신청 받지 말아야
  • 이재갑 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 승인 2012.03.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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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갑 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19대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위가 뒤숭숭하다. 필자가 거주하는 송파구의 경우 4·11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가운데 갑·을 지역은 공천이 끝났고, 병지역만 남았다. 특히 갑지역은 선거 때마다 전략공천이란 이름으로 지역일꾼들이 배제당하는 곳이다. 2010년 6월 구청장선거에도 8명이 여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정작 공천은 신청하지 않은 전혀 모르는 여성이었고, 그 이전 18대 총선 때도 낙하산식 공천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당에선 일찍부터 송파구를 강남벨트로 묶어 전략공천임을 공공연히 발표했다. 그래도 지역에서 오랫동안 웅지를 품었던 일꾼들이 갑지역에만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가 8명이나 됐다. 을지역에서 현 의원을 경선 없이 재공천됐기에 갑지역 예비주자들도 한 가닥 기대를 걸고 면접에 응하고 찬바람 받으며 열심히 뛰었다.

공천 신청자 8명 가운데 국회로 보낼 인물이 없다는 판단인지 황당하게 후보자 추가 모집을 내 뒤늦게 3명이 참여했다는데, 결과는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서울아산병원 여의사가 공천됐다. 이런 공천을 낙하산공천이라고 하면 틀린 말인가. 송파지역에 ‘송파발전연합회’, ‘애송회’라는 단체가 결성 된 것도 지역일꾼 홀대하는 이런 낙하산 공천을 배격하겠다는 발상이었으리라.

그렇다면 이런 결과에 대해 자생단체는 무엇을 했는가? 유명무실한 간판단체라는 비난이 있을 수 있다. 애당초 ‘송파구는 전략공천’이란 방침이 보도됐을 때 스스로 대비하지 않은 예비후보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예비후보 가운데 정동수 후보만이 “예비후보들이 연대해 전략공천 반대를 촉구하고, 변하지 않으면 싸워서 바꾸자”고 후보들에게 제안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전략공천 대상자가 본인이다’이라는 오판에서 아무도 이에 반응하지 않았으니 공염불이 된 셈이다.

뒤늦게 박영아 의원의 ‘추가 모집’에 대한 입장 발표 등이 있었지만 힘을 받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송파갑에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고자 현역의원을 포함한 8명이 공천을 신청해 면접 후 꽃샘추위와 눈비를 맞으며 뛰었으나 모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공천신청도 하지 않은 여의사가 공천됐기 때문이다.

필자는 송파갑 주민들에게 묻고 싶다. 이런 하향식 공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천 받은 그는 송파를 위해서 얼마나 가슴 뜨겁게 일하겠는지? 중앙당은 ‘여성 할당’ 약속 때문이라면 공천자 모집할 때 남성 후보 접수를 거부해야 했다. 그것이 권리침해 및 형평성 차원에서 어긋남을 지적당할까 우려해서 나중에 추가 모집해 공천 준 예가 바로 2년 전 구청장 공천이요, 이번 송파갑 국회의원 공천이다.

송파갑에 전략공천을 하려면 아예 후보 공천신청을 받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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